전통무용을 떠올릴 때 많은 사람들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는 대개 여성 무용수의 부드러운 손짓, 고운 한삼의 흐름, 가냘픈 발 디딤일 것이다. 이처럼 전통무용은 오랫동안 여성성과 깊게 연결되어 왔다. 그러나 단지 ‘여성 무용수가 많다’는 사실에 그치지 않고, 여성이 전통무용 속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왔는지, 어떤 감정과 가치를 몸에 실어왔는지, 시대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녀왔는지에 대한 질문은 그리 자주 던져지지 않는다.전통무용은 단지 춤의 형식이 아니라, 정서와 사상을 몸으로 표현하는 언어다. 그리고 이 언어는 여성의 몸을 통해 사회적 억압, 문화적 이상, 정서적 고통, 미적 이념을 전달해왔다. 특히 유교적 질서가 강했던 조선시대에도 여성 무용수들은 감정의 대변자이자 사회적 상징물로서 무대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