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춤은 빛 아래에서만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통무용은 그 반대의 진실을 품고 있다. 빛이 있기에 그림자가 생기고, 그림자 안에 감정이 응축된다. 한국 전통무용은 조명의 직접적인 기술적 사용이 두드러지는 현대무용과는 달리, 자연광이나 등불, 촛불, 혹은 장식 조명의 섬세한 변화 안에서 움직였다. 이러한 한정된 광원 환경 속에서 무용수의 움직임은 그림자와 겹치며 정서를 확산시키고, 조명의 방향과 강도에 따라 감정의 층위를 바꾸는 감성적 공간의 예술로 진화해왔다.전통무용에서 조명은 단순한 시각 확보 수단이 아니다. 조명은 움직임의 방향성을 강조하고, 그림자는 감정의 잔상으로 작용한다. 무용수의 손끝에서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는 그 사람의 의도와 감정이 공간 속에 남긴 흔적이고, 이는 관객의 시선 속에서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