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전통무용은 단지 공연을 위한 예술이 아니다. 그것은 오랜 시간 인간과 신,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사이의 보이지 않는 관계를 매개해 온 의례적 행위이자 영적인 실천이었다. 전통 사회에서 무용은 삶의 일부였으며, 삶 속에 들어온 비극, 죽음, 슬픔, 소망, 안녕, 다짐 같은 심리적·사회적·영적 상태를 통합적으로 정리하고 전환시키는 ‘몸의 의식’이었다. 무용수는 단순히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공동체의 정서, 믿음, 욕망, 두려움 등을 대신 풀어주는 수행자였으며, 춤은 하나의 정화된 퍼포먼스였다.특히 한국의 전통무용은 다양한 무속적, 불교적, 유교적, 샤머니즘적 요소와 깊이 연결되어 발전해왔다. 무속의례에서는 ‘굿판’ 속 무용이 정령을 부르고, 혼을 달래며, 병과 액을 씻어내는 행위로 나타났고,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