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무용은 지역과 언어, 문화를 넘어 마음으로 느끼는 예술이다. 특히 한국의 전통무용은 느림과 여백, 감정의 미세한 떨림을 통해 보는 이의 마음 깊은 곳을 두드리는 고요한 힘을 지녔다. 이 힘은 한국인에게만 통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말이 통하지 않아도, 한국사를 알지 못해도, 무용수의 손끝과 발끝에서 피어나는 정서에 감응하는 외국인 관객과 무용수들이 점점 늘고 있다.전통무용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퍼지고 있는 K-컬처 중 유일하게 ‘빠르지 않은 문화’다. K-pop은 속도와 비트를 무기로 삼지만, 전통무용은 느림과 울림을 통해 정서적 공명과 시간의 여운을 세계인에게 전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느림과 절제가, 현대인의 지친 감정과 빠른 삶에 쉼과 해석의 공간을 제공하며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