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무용과 민화는 형태부터 다르다. 하나는 무용수가 시공간 안을 움직이며 감정을 펼쳐내는 ‘입체적 예술’이고, 다른 하나는 종이 위에 상징과 색, 선의 결로 이야기를 펼쳐내는 ‘평면적 예술’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다른 장르 같지만, 이 두 전통 예술은 한국 고유의 미적 철학과 정서 구조를 공유하며, 서로를 깊이 비추는 거울과도 같은 존재다. 전통무용이 공간 속에서 감정을 유영시킨다면, 민화는 정지된 화면 속에서 감정과 상징을 농축시킨다. 하나는 ‘흐름의 예술’, 하나는 ‘정지의 예술’이지만, 그 바탕에는 동양적 자연관과 삶의 리듬, 상징의 체계가 공통적으로 녹아 있다.전통무용과 민화는 모두 한국인 특유의 정서, 즉 한(恨), 정(情), 흥(興), 비(悲) 같은 감정의 결을 상징과 이미지, 선과 리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