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은 철학의 또 다른 언어다. 특히 한국의 전통예술은 형이상학적 사고, 인간과 자연, 신과 삶에 대한 철학을 오랜 세월 동안 예술의 형식 속에 녹여왔다. 그중 전통무용은 가장 원초적인 언어인 ‘몸’으로 철학을 드러내는 예술이다. 춤은 감정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상과 믿음의 움직임이며, 한국 전통 사유의 궤적을 가장 정제된 형태로 구현한 철학의 신체화다.한국 전통무용은 단지 미적인 형상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 움직임 뒤에는 유교의 질서와 조화, 불교의 해탈과 명상, 무속의 영성과 정화 같은 뿌리 깊은 철학 체계가 자리잡고 있다. 몸은 그 철학을 드러내는 도구이자 수단이며, 한 동작, 한 시선, 한 발디딤은 모두 사상적 맥락 안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무용수는 단순한 공연자가 아니라, 시대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