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무용은 음표보다 리듬을 타고 움직이는 예술이다. 단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장단의 틈 사이를 감정으로 채우는 과정이 무용이다. 장단은 규칙적인 시간의 흐름을 제공하면서도, 그 규칙 안에 수많은 여백을 남긴다. 무용수는 그 여백 속에 자신의 감정을 풀어놓고, 감정은 장단 위에 흐르며 움직임과 하나가 된다. 따라서 전통무용에서 장단은 단순한 박자가 아닌, 정서의 뼈대이자 감정의 그릇이다.많은 전통무용 교육과정에서 장단을 단순히 ‘외워야 할 리듬’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본래 장단은 정서의 구조를 설계하는 음악적 장치다. 무용수는 장단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장단의 흐름에 실어 보내야 한다. 감정은 호흡처럼 밀려오고, 장단은 그 감정이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돕는 리듬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