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무용은 단순한 시각 예술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 감정, 정서, 철학이 복합적으로 얽힌 총체적 감각의 언어이다. 우리는 흔히 전통무용의 아름다움을 춤사위와 의상, 무대 구성에서 찾지만, 그 내면 깊숙한 곳에는 '악기'라는 감정의 근원이 자리하고 있다. 북, 장고, 피리, 해금, 꽹과리 등 한국 전통 악기들은 단지 무용수의 동작에 박자를 제공하는 반주 도구에 그치지 않는다. 각각의 악기는 춤의 기운, 감정의 방향, 정서의 성질을 암시하는 상징적 장치로 기능하며, 춤의 언어를 완성시키는 '소리의 몸짓'이다.한국 전통무용에서 악기의 존재는 다층적이다. 첫째, 악기는 정서적 분위기를 구성하고 춤의 감정 밀도를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둘째, 무용수의 신체가 이 악기의 리듬과 주파수에 따라 감정적으로 반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