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전통무용은 말이 없다. 그러나 무용수의 손끝, 발끝, 고개 돌림과 시선의 흐름에는 분명한 이야기가 존재한다. 놀라운 점은, 그 이야기의 정서와 구조가 고전문학의 시적 세계와 유사한 흐름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전통무용은 단지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정서와 메시지를 몸의 언어로 전달하는 예술이다. 고전문학이 음률과 운율, 이미지와 상징을 통해 감정을 전한다면, 전통무용은 춤사위의 리듬과 형태, 여백과 멈춤을 통해 시적 감정을 시각화한다.이 둘은 서로 다른 예술 장르처럼 보이지만, 공통적으로 ‘한(恨)’, ‘사랑’, ‘기원’, ‘풍류’ 등 한국적 정서를 기반으로 하며, 느림과 반복, 상징적 암시를 통해 서사를 이끌어 간다. 춤사위는 시어가 되고, 무용수의 시선은 한 줄의 정서가 된다.따라..